■ 책 제목
실험실 지구 : 스티븐 슈나이더가 들려주는 기후 변화의 과학
스티븐 슈나이더, 2006, 실험실 지구 : 스티븐 슈나이더가 들려주는 기후 변화의 과학, ㈜사이언스북스 |
■ 요약
이 책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과학적 사실에 대해 그 사실들이 얼마나 사실로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확인하려 한다. 다시 말해, 지금의 기후변화는 예전에 다양한 현상(증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다는 것이다. 차이는 그것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차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기후변화의 증거로 무엇을 취하는지, 증거들이 얼마나 타당성이 있고 불확실성을 가졌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엔 그러한 증거들을 보아 해석하는 사람들의 차이와 우리는 그것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봐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한다.
■ 발제
우리는 기후변화의 ‘과학’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우리는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실험실에서 하얀 옷을 걸친 사람을 떠올리기 쉽다. 다시 말해 자연과학을 많이 떠올린다. 좀 더 나아간다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알지만 칼로 무를 벤 듯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을 하는 경향이 있다. ‘과학’은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을 뜻한다. 이러한 지식은 순수한 자연에서도 인간사회에서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은 우리가 쉽게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녹색 평론 114호의 글 중에는 서울대학교 우희종 교수가 쓴 이란 글이 생각났다. 우희종 교수는 광우병과 천안함 사태를 예로 들면서 과학적 자료에 대한 과학자들의 해석의 부재가 문제라는 점을 말하며, 과학자들이 가져야 할 의무와 책임에 대해 글을 썼다. 그 글에는 ‘과학은 확실성을 다루지만 불확실성을 다룬다... 과학은 변덕스러운 인간 논쟁에 마침표를 찍지만 논쟁을 일으킨다. - 라우스 - ’라는 말을 언급한다.
기후변화는 어떤가? 기후변화와 관련되어 많은 자료가 이 세상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자료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다. 어쩌면 스티븐 슈나이더의 해석도 맞는다고 볼 수 없는 하나의 믿을 만한 해석일 뿐이다. 왜 IPCC 보고서를 쓴 사람들이 아직 남아 있는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인류의 활동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뜻의 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지! 그 이유가 이해된다. 그들이 그 글을 씀으로써 나타날 사회적 파장에 대해 큰 우려를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학적 현상들 때문에 고민의 결론을 그렇게 내렸을 거라 생각된다.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과학(흔히 자연과학)은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뿌리 깊은 잘못된 인식의 하나일 수 있다. 우희종 교수가 과학은 실험실과 학(연구)과 현장 과학으로 구분이 되어 실험실과 학(연구)이 규제를 만들 ‘자료’를 제공하지만 현장 과학은 사회적 상황을 고려하여 ‘규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자연과학이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사회과학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실험실 지구에서 스티븐 슈나이더가 여러 가지의 과학적 증거를 가지고 자연과학, 지리, 경제 등 다양한 영역 사람들에 대한 해석을 언급하여 글을 쓴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생각된다.
기후변화도 과학적인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으나 거기서 파생되어 사회현상은 나타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후변화를 자연과학과 더불어 사회과학 측면도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과학자가 할 수 있는 것은 IPCC가 글을 쓴 것처럼 어렵지만 중요한 결론을 일반 대중들이 알 수 있도록 알릴 필요가 있다.
비단 이것은 자연과학자들의 책임 뿐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과학자 중 특히 경제학자들이 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해석은 그러한 점에서 의미하는 점이 큰 것 같다. 경제학자들은 ‘시장의 실패’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많은 문제를 시장의 논리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해결의 전제하에는 모든 사람이 ‘합리적인 행위자’라는 가정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큰 문제다. 또한 인류 활동의 모든 비용과 편익을 신뢰할 수 있도록 평가할 수 있지도 않다. 그리고 흔히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자유, 사랑, 안전 등은 화폐의 가치로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경제학자의 논리로 가장 ‘합리적인 행위자’는 기후변화를 막는 데 드는 비용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비용을 계산하고 그 비용의 차이만큼 기후변화를 막는 데 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행위이다. 기후변화로 생겨날 많은 과학적인 현상들을 모두, 제대로 비용-편익 분석할 수 있는가? 스티븐 슈나이더의 말처럼 누구에게 비용을 물리고, 누구에게 편익이 돌아가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이러한 경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후변화의 합의점을 찾아야 할까?
■ 저자 소개
스티븐 슈나이더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나 1972년부터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기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여 전 지구적 기후 모형화에 대한 전문가가 되었으며 온실가스의 감축에 대한 적극적인 옹호자가 되었다. 온실 기체와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연구를 개척해 온 선구적인 기후학자로 환경 과학자들의 사회적 발언을 조직해 온 미국의 환경 운동가이다. 지구온난화에 관한 국제연구단 소속이었던 그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2007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스탠퍼드대학교의 환경 생물학 교수로 재직하다 2010년 런던행 비행기에서 심장마비(폐색전증)로 사망하였다.
저서로는 실험실 지구』 (사이언스북스, 2006) 외에 『창세기 전략: 기후와 전 지구적 생존』 (The Genesis Strategy: Climate and Global Survival, 공저, 1976), 『지구온난화: 우리는 온실의 세기에 진입하고 있는가?』 (Global Warming: Are We Entering the Greenhouse Century, 1989) 등이 있다.